챕터 10

WORKING OR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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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ing Order

“바퀴가 깨졌잖아.”

아린은 잠시 대답하지 못했다. 남자의 시선이 향한 곳을 따라 다시 아래를 봤다. COCORO의 한쪽 바퀴는 축에서 조금 틀어진 채 외장 안쪽에 걸려 있었다.

“그… 그건 알아요.”

“응.”

“아는… 데.”

아린은 말을 멈췄다. 남자가 구멍 가장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바닥을 따라 이어진 구조를 한번 훑어보더니 시선이 옆쪽 벽으로 움직였다.

“저쪽인가.”

아린이 눈을 깜빡였다.

“……네. 거기… 사다리 있어요.”

남자의 얼굴이 사라졌다. 아린은 멍하니 빈 구멍을 올려다봤다.

“……뭐야.”

잠시 뒤 멀리서 금속을 밟는 소리가 들렸다. 아린이 고개를 돌렸다. 사다리 위쪽의 어둠에서 손전등 불빛이 흔들리더니 남자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아린은 자신도 모르게 COCORO 쪽으로 조금 붙었다.

남자는 바닥에 내려서자 아린보다 먼저 COCORO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젊었다. 아린은 아까 어둠 속에서 내려다볼 때보다 덜 무서워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말은 걸기 어려웠다. 남자가 COCORO의 하부를 손전등으로 비췄다.

“켜져 있어?”

아린은 질문이 자기한테 온 걸 깨닫는 데 조금 걸렸다.

“아, 네. 아니, 지금은 저전력 상태고요. 원래 전원은 죽어 있어서 외부로 넣고 있는데 배터리가 얼마 안 남아서.”

말이 빨라졌다.

“처음에는 진단만 보려고 했는데 갑자기 통신 쪽을 자기 마음대로 올려서 거의 다 써버렸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통신도 막아놨고 출력도 낮춰서—”

“전원 끌 수 있어?”

아린의 말이 멈췄다.

“네.”

“꺼줘.”

“…왜요?”

“들어야 돼.”

아린은 COCORO를 봤다.

“자, 잠깐 꺼도 돼?”

“가능합니다.”

남자의 손이 멈췄다. 천천히 COCORO의 정면으로 시선이 올라갔다. 작은 눈 두 개가 디스플레이 위에서 그를 보고 있었다.

“……말도 하네.”

“가능합니다.”

남자는 잠시 COCORO를 바라보다 다시 바퀴를 봤다.

“끄자.”

아린은 단말을 조작했다.

“조… 종료할게.”

“확인했습니다.”

두 개의 눈이 사라졌다. 표시등도 꺼졌다.

남자가 COCORO의 몸체 아래를 손으로 훑었다. 앞쪽 프레임을 한번 밀어보고, 깨진 바퀴 쪽은 건드리지 않은 채 반대편을 조금 들어 올렸다.

“무겁네.”

아린은 방금 전의 일을 떠올렸다.

“……많이요.”

“안에 뭐 들었는지는 알아?”

“아직… 요.”

“그럼 여기 잡지 마.”

남자가 아린이 조금 전까지 붙잡았던 외장 아래를 가리켰다.

“왜요?”

“커버야.”

아린은 그 부분을 봤다. 손가락으로 눌러보니 아주 조금 움직였다.

“아……”

“프레임 잡아.”

남자는 장비 가방에서 넓은 스트랩 하나를 꺼냈다. COCORO 아래로 밀어 넣고 양쪽 프레임에 걸었다. 몇 번 당겨 고정한 뒤 들어 올려봤다. COCORO가 바닥에서 올라왔다.

아린의 눈이 조금 커졌다.

남자는 다시 내려놓았다.

“혼자 들지 마.”

“저, 저도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요.”

말하고 나서 아린은 조금 민망해졌다. 분명 혼자 들려고 했다.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저… 저기.”

“응.”

“근데 이걸 왜…….”

남자가 COCORO를 가리켰다.

“이대로 가져갈 거야?”

“지, 집으로 가져가려고 했는데요.”

“어디 살아.”

아린은 잠깐 망설였다. 남자가 그녀를 봤다.

“주소 말고.”

“아.”

아린은 안경을 한번 올렸다.

“아, 도… 동쪽 쪽이요. 여기서 좀 걸어야 돼요.”

“이거 들고?”

“……원래 계획은… 그랬어요.”

남자가 COCORO를 한번 보고 아린을 봤다.

“안 돼.”

“왜요?”

“바퀴부터 고쳐야 돼.”

그 말투에는 별다른 설득이 없었다. 그냥 이미 결정된 사실을 말하는 것 같았다. 아린이 물었다.

“고칠 수… 있어요?”

남자는 잠깐 생각했다.

“봐야 알아.”

“아, 아까 깨졌다고 바로 알았잖아요.”

“깨진 거 아는 거랑 고칠 수 있는 건 다르대.”

아린은 그를 바라봤다.

“누가요?”

남자는 대답하지 않고 스트랩을 잡았다.

“일단 올리자.”

지상까지 COCORO를 올리는 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사다리 옆에는 오래된 화물용 레일이 남아 있었지만 전원은 죽어 있었다. 노아는 레일의 고정 상태를 확인한 뒤 스트랩을 걸었고 아린은 아래에서 COCORO가 벽에 부딪히지 않게 잡았다.

“조금 왼쪽.”

“제, 제 왼쪽이요?”

“응.”

“자, 잠깐, 그쪽으로 가면 바퀴가—”

“알아.”

위로 올라간 뒤에는 남자가 먼저 COCORO를 당겼다. 아린이 마지막 사다리 칸을 올라왔을 때 그는 이미 바닥에 앉아 깨진 바퀴를 다시 보고 있었다. 햇빛 아래에서 보니 COCORO는 지하에서보다 더 낡아 보였다. 흰 외장에는 누렇게 변색된 부분이 있었고, 한쪽 측면의 [C—S]도 더 희미했다. 남자가 그 문자를 봤다.

“뭐지 이거.”

아린의 몸이 순간 굳었다.

“저, 저도 아직 몰라요.”

“이름은.”

“코코로요.”

“이름은 아네.”

“본인이 말했어요.”

남자가 COCORO를 봤다.

“본인?”

아린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입을 다물었다. 그는 더 묻지 않았다. COCORO를 들어 근처에 방치돼 있던 운반용 카트 위에 올리고 스트랩으로 고정했다. 아린이 물었다.

“어, 어디 가는 거예요?”

남자가 카트를 밀며 말했다.

“작업소.”

“저, 저도 가도… 돼요?”

그가 돌아봤다.

“네가 찾았다며.”

“…네.”

“그럼 와야지.”

“아..”

아린은 가방을 챙겨 따라갔다. 몇 걸음 뒤에서 걷다가 문득 생각났다.

“저기……”

노아가 돌아보지 않은 채 대답했다.

“응.”

“이름이 뭐예요?”

그제야 카트가 잠깐 멈췄다. 노아가 돌아보며 대답했다.

“노아.”

아린의 걸음이 멈췄다.

“노… 노아요?”

“응.”

“아.”

노아는 다시 카트를 밀었다. 아린은 한 걸음 늦게 따라갔다.

“저, 저는 아, 아린이에요.”

“응.”

“……네.”

소개가 끝난 것 같았다. 아린은 조금 허무했다.

작업소 셔터는 반쯤 열려 있었다. 안쪽에서는 금속을 갈아내는 소리가 났다. 노아가 카트를 밀어 넣자 작업대 뒤에 있던 렌이 얼굴도 들지 않고 말했다.

“점심 다 식었다.”

“응.”

“응은 무슨.”

금속 조각을 내려놓은 렌이 고개를 들었다. 시선이 노아에게 갔다가 카트 위의 COCORO에서 멈췄다. 그리고 그 뒤에 서 있던 아린에게로 옮겨갔다.

잠깐 정적.

“그건 또 뭐냐.”

노아가 스트랩을 풀었다.

“고장난 거.”

렌은 COCORO를 한번 훑어봤다.

“그건 보이고.”

노아가 아린을 봤다. 아린도 노아를 봤다. 노아가 말했다.

“얘가 찾았어.”

갑자기 모든 시선이 아린에게 모였다.

“아.”

아린은 가방 끈을 잡았다.

“아, 안녕하세요.”

렌이 고개를 한번 숙였다.

“그래.”

“저, 아린이라고 하고요. 이, 이거는 제가 찾았다기보다 사, 사실 처음에는 프로그램에서 이상한 좌표가 계속 나와서 확인하러 간 건데, 거, 거기서 발견한 거고요. 그리고 워, 원래는 꺼져 있었는데 외부 전원을 연결해서—”

렌이 손을 들었다. 아린의 말이 멈췄다.

“전원 조건.”

“네?”

“지금 전원.”

“아.”

질문이 기술 쪽으로 바뀌자 목소리가 조금 안정됐다.

“12볼트 정비 입력. 보호 회로는 살아 있어요.”

“통신.”

“차단했어요.”

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유.”

“켜자마자 뭔가를 찾기 시작해서요.”

렌이 노아를 봤다. 노아가 말했다.

“그거였네.”

“옥상에서?”

“응.”

“그 신호가 이거였다고?”

아린이 둘을 번갈아 봤다.

“시, 신호를 들었어요?”

노아가 COCORO를 가리켰다.

“그래서 갔어.”

아린의 표정이 조금 바뀌었다.

“지, 진짜요?”

“응.”

“어떤 식으로요? 원본 있어요?”

노아가 장비 가방을 열었다. 아린은 어느새 작업대 가까이 와 있었다.

“주파수도 남았어요?”

“응.”

“시간은요?”

“있어.”

“보여줘요.”

노아가 단말을 내밀었다.

아린은 받아들고 기록을 열었다. 조금 전까지 어깨를 움츠리고 있던 모습은 사라졌다. 파형을 확대하고 시간을 확인했다. 자기 단말을 꺼내 지하에서 저장한 로그와 나란히 놓았다.

“여기.”

손가락이 빨라졌다.

“이때예요. 이 구간에서 fallback request가 나갔고…… 거의 같아요.”

노아가 화면을 봤다.

“47.”

“네. 마지막으로 응답한 Node 번호예요.”

“거기까지 연결됐다고?”

“잠깐이지만요.”

렌이 작업대 반대편에서 말했다.

“그 얘긴 이거 안 떨어뜨리게 올려놓고 해.”

아린이 고개를 들었다. 자신이 어느새 노아의 단말과 자기 단말, 케이블 몇 개까지 COCORO 위에 올려놓은 걸 깨달았다.

“아.”

노아가 단말을 집었다. 렌이 말했다.

“됐고. 먼저 고장부터 보자.”

COCORO는 작업대 위에 올리기에는 너무 무거웠다. 결국 바닥에 낮은 정비 받침대를 놓고 그 위에 눕혔다. 렌은 손전등을 켜 COCORO의 하부를 봤다.

“보자.”

노아는 반대편에 앉았다. 아린은 어디에 있어야 할지 몰라 조금 떨어져 서 있었다. 렌이 말했다.

“가까이 와.”

“저, 저요?”

“네가 제일 많이 봤잖아.”

아린은 곧바로 옆에 앉았다. 렌이 깨진 바퀴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증상.”

아린이 단말을 봤다.

“이, 이동 기능 오프라인.”

“그건 기계가 하는 말이고.”

렌이 COCORO를 턱으로 가리켰다.

“네가 보면.”

아린이 잠깐 막혔다. 노아가 바퀴를 잡아 아주 조금 흔들며 대신 말했다.

“틀어졌어.”

렌이 손전등을 비췄다.

“왜.”

노아는 바퀴 옆의 찌그러진 흔적을 따라 안쪽을 봤다.

“어디 부딪힌 것 같은데.”

“음, 같은 생각.”

“그럼 맞잖아.”

“생각이 같은 거랑 확인한 건 다르지.”

노아가 렌을 흘겨보며 말했다.

“또 시작이네.”

아린이 자기도 모르게 웃을 뻔했다. 렌이 그녀를 봤다.

“왜.”

“아, 아니에요.”

노아가 말했다.

“웃었잖아.”

“아, 안 웃었어요.”

“웃었는데.”

렌이 드라이버를 노아 쪽으로 밀었다.

“둘 다 됐고. 열어.”

노아가 하부 커버를 열었다.

안쪽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작은 구동부와 오래된 배선 사이로, 금속 지지부 하나에 가느다란 균열이 나 있었다.

노아가 손전등을 가까이 댔다.

“여기네.”

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바퀴가 먼저 간 게 아니었지.”

노아가 균열과 틀어진 축을 번갈아 봤다.

“안쪽이 밀리면서 바퀴까지 먹은 거네.”

“그래.”

아린이 단말을 확인했다.

“근데 제어 쪽도 죽어 있어요.”

노아가 그녀를 봤다.

“그건 네 쪽?”

“네.”

“그럼 넌 그거 봐.”

“노아 씨는요?”

노아가 금 간 지지부를 가리켰다.

“나는 이거.”

렌이 말했다.

“나는 둘 다 너무 빨리 결론 내리는지 보고.”

아린이 렌을 봤다.

“그, 그게 제일 편한 역할… 아닌가요?”

잠깐 정적. 렌의 눈썹이 아주 조금 올라갔다. 아린은 그제야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닫고 단말로 시선을 내렸다.

그 뒤부터는 역할이 자연스럽게 갈렸다. 노아가 손상된 부분을 뜯어내고 새 부품을 맞추는 동안, 아린은 COCORO의 제어 로그를 확인했다. 렌은 둘 중 하나가 너무 빨리 넘어가려 할 때만 한마디씩 끼어들었다. 잠시 뒤 아린이 말했다.

“컨트롤러는 살아 있어요.”

노아가 고개를 들었다.

“확실해?”

아린은 화면을 한 번 더 확인했다.

“네. 이번엔 확실해요.”

“그럼 모터는?”

“잠깐만요…”

아린의 손가락이 빠르게 움직였다. 몇 초 뒤.

“모터도 살아 있어요. 보호 잠금만 걸린 거예요.”

노아가 물었다.

“풀 수 있어?”

이번에는 대답이 바로 나왔다.

“네.”

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됐네.”

그 뒤 한 시간은 대부분 손으로 해결됐다.

노아가 손상된 프레임을 잘라 새 금속을 맞추는 동안, 렌은 필요한 순간에만 치수를 확인했다. 아린은 옆에서 COCORO의 기록을 훑었다.

“됐어.”

노아가 새 부품을 들어 보였다. 렌이 받아 한 번 살폈다.

“이번엔 확인했지?”

“했어.”

아린도 화면에서 눈을 들었다.

“저도 준비됐어요.”

렌이 둘을 번갈아 봤다.

“그럼 넣어.”

새 부품이 들어가고, 틀어졌던 바퀴도 제자리로 돌아왔다. 완전히 같은 부품은 없었지만 작업소에 있던 걸 조금 손봐 대신 쓸 수 있었다.

노아가 바퀴를 한 번 굴려봤다.

“전원.”

아린이 보조 전력 장치를 꺼내려 하자 렌이 다른 장치를 밀어줬다.

“그건 얼마 안 남았잖아. 이거 써.”

아린이 받아 들었다.

“조건은 제가 맞출게요.”

“그래.”

아린의 손이 멈췄다.

“그, 근데요.”

노아가 봤다.

“왜.”

“왜… 왜 저한테는 계속 반말이에요?”

노아가 잠시 그녀를 봤다.

“싫어?”

“아니, 그건 아닌데요.”

“그럼 됐고.”

아린은 잠시 말을 삼켰다.

“……그게 설명이에요?”

렌이 말했다.

“전원.”

아린은 다시 장치로 시선을 내렸다.

“너, 넣을게요.”

딸깍.

COCORO의 정면에 작은 눈 두 개가 나타났다.

“COCORO입니다.”

렌이 팔짱을 꼈다.

“알아.”

COCORO의 눈이 남자 쪽으로 움직였다.

“이전 대화 기록이 없습니다.”

“방금 들었어.”

“확인했습니다.”

아린이 끼어들었다.

“이동 기능 진단.”

잠시 뒤 화면에 문자가 나타났다.

[MOBILITY(이동 기능) ........ LIMITED(제한됨)]

아린이 말했다.

“오프라인은 풀렸어요.”

노아는 COCORO 앞에 손을 댔다.

“움직일 수 있어?”

“가능 여부를 확인합니다.”

바퀴가 아주 조금 움직였다.

드르륵.

멈췄다. 다시. 이번에는 몸체 전체가 앞으로 몇 센티미터 나갔다.

아린이 자기도 모르게 웃었다.

“된다.”

COCORO가 다시 움직였다. 조금 더. 한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대로 노아의 신발 앞에 부딪혔다.

툭. 정적.

COCORO가 말했다.

“이동 기능에 조정이 필요합니다.”

렌이 피식 웃었다.

“그건 보이네.”

노아는 COCORO를 뒤로 밀었다.

“한쪽 출력이 달라.”

아린은 이미 로그를 보고 있었다.

“오른쪽이 8퍼센트 낮아요.”

“기계 쪽?”

“잠깐.”

아린의 손가락이 움직였다.

“아니. 보정값이 옛날 축 기준이에요. 지금 위치랑 안 맞아요.”

노아가 물었다.

“바꿀 수 있어?”

“네.”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았다.

몇 초 뒤 COCORO가 다시 앞으로 움직였다. 이번에는 곧았다. 작업소 바닥의 기름 자국을 지나 작업대 다리 앞에서 정확히 멈췄다. 작은 눈이 움직였다.

아린 쪽.

노아 쪽.

렌 쪽.

“Mobility restored. (이동 기능 복구.)”

COCORO가 빙글 돌며 말했다. 아린이 바로잡았다.

“제한적으로.”

COCORO가 잠깐 멈췄다.

“Mobility PARTIALLY restored. (이동 기능 [부분] 복구.)”

렌이 말했다.

“말은 잘 듣네.”

아린이 작게 웃었다.

해가 기울 때쯤 COCORO는 아직 완전하진 않았지만 혼자 움직일 수 있게 돼 있었다.

노아는 옆 작업대에서 아까 밀어둔 중계기 덮개를 다시 맞추고 있었다. 나사를 하나 떨어뜨렸다.

또르르.

COCORO의 작은 그리퍼가 몸통의 측면에서 뻗어나와 움직였다. 나사를 집어 노아에게 내밀었다.

“고마워.”

노아가 받아 들려는 순간 렌이 말했다.

“그거 아니야.”

COCORO의 그리퍼가 멈췄다. 바로 이어서 작업대 구석의 다른 나사 하나를 집어 내밀었다.

렌이 봤다.

“그건 맞네.”

노아가 COCORO를 봤다.

“어떻게 알았어?”

“작업 지속에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아린도 화면에서 눈을 들었다.

“잠깐. 저거 네 장비도 아니잖아.”

짧은 정적.

“현재 접근 가능한 정보에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아린의 표정이 바뀌었다.

“잠깐. 그 판단 로그 남아 있어?”

“일부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린이 단말을 집으려 하자 렌이 말했다.

“나중에.”

아린이 돌아봤다.

“왜요?”

렌이 노아 손에 들린 열린 덮개를 가리켰다.

“지금 고치던 것부터 끝내.”

아린은 입을 다물었다. 노아가 나사를 끼웠다. 렌이 다시 자기 작업대로 돌아가며 말했다.

“오늘만 움직이는 건 수리가 아니야.”

노아가 나사를 조이며 말했다.

“알아.”

“뭘 알아.”

“내일도 움직여야 수리지.”

렌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알면 확인해.”

노아는 COCORO 쪽으로 돌아가 바퀴와 외장을 한 번씩 확인했다. 아린은 여전히 조금 전 일이 신경 쓰이는 얼굴로 COCORO를 보고 있었다. 노아가 물었다.

“근데.”

아린이 고개를 들었다.

“왜 이거 가져가려고 했어.”

“네?”

“집에.”

아린은 잠깐 COCORO를 봤다.

“제가 찾았으니까요.”

“그게 이유야?”

“그리고…….”

말이 조금 느려졌다.

“거기 그냥 두고 오면 또 아무도 모를 것 같아서요.”

노아가 COCORO를 봤다. 아린이 물었다.

“근데 노아 씨는 왜 고쳐줘요?”

노아는 다시 바퀴 쪽을 확인하고 있었다.

“고장났으니까.”

아린은 잠깐 기다렸다. 뒤에 무슨 말이 더 붙을 줄 알았는데, 붙지 않았다. 렌이 작업대 건너편에서 작은 금속 부품을 정리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COCORO의 작은 눈이 노아를 향했다. 노아는 바퀴를 한번 돌려보고 손을 뗐다.

“좀 더 봐야겠네.”

COCORO가 대답했다.

“확인했습니다.”

밖에서는 셔터를 내리는 소리가 하나씩 골목을 따라 이어지고 있었다. 작업소 안에는 아직 불이 켜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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