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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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Nominal

삐.

삐.

삐삐삐삐—

“여보?”

아내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침대 위의 남편은 눈을 감은 채였다. 오른손 끝에서 시작된 떨림이 손목을 지나 팔 전체로 번지고 있었다.

“여보. 내 말 들려?”

아내가 손을 잡으려 하자 팔이 크게 튀었다.

“악!”

“손대지 마.”

모린이 바로 침대 쪽으로 붙었다.

“경련하잖아요!”

“알아. 미나, 호흡.”

“정상.”

“산소.”

“98.”

“맥박.”

“빠르긴 한데 안정적이야.”

남편의 등이 크게 들썩였다.

쿵.

침대 프레임이 흔들렸다.

“여보!”

아내가 다시 앞으로 나서자 모린이 그녀를 막았다.

“지금 잡으면 다쳐요.”

“그럼 어떡해요?”

“고정부터.”

모린의 목소리가 달라져 있었다. 평소보다 짧았고, 망설임이 없었다. 미나는 모린이 침대 측면의 스트랩을 꺼내는 걸 보고 바로 반대편으로 붙었다.

“몸통.”

“응.”

둘이 남편의 가슴 위로 넓은 스트랩을 넘겼다.

“아내분, 저쪽 버클.”

아내가 떨리는 손으로 잡았다.

“이거요?”

“당겨요.”

찰칵.

남편의 다리가 크게 튀었다. 미나는 아래쪽 스트랩까지 끌어올렸다. 세 사람이 간신히 다리와 몸통을 고정했다. 그런데 경련은 멈추지 않았다. 스트랩 아래에서 근육이 팽팽하게 수축했다가 풀리기를 반복했다.

아내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왜 이래요.”

미나는 화면을 봤다. 그리고 잠시 말을 하지 못했다.

“……수치가 좋아지고 있어.”

모린이 남편의 동공을 확인하다가 미나를 봤다.

“뭐?”

“몸 상태.”

심박은 안정되고 있었다. 산소 포화도는 올라갔다. 체온 정상. 근육 피로도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었고, 전날부터 흐트러져 있던 신경계 지표도 기준 범위로 돌아오고 있었다. 침대는 계속 흔들렸다.

아내가 물었다.

“그럼 좋아지고 있는 거예요?”

미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남편의 발목이 꺾였다가 돌아왔다. 종아리가 단단하게 수축했고, 잠시 뒤 무릎이 들렸다.

삐삐삐—

[ADAPTIVE RESPONSE(적응 반응) ........ ACTIVE(활성)]

표시는 사라지지 않았다. 화면 아래에 새로운 항목이 나타났다.

[LOCAL BASELINE(로컬 기준선) ........ UNRESOLVED(미확정)]

미나가 가까이 봤다.

“기준을 못 잡고 있어.”

“뭐가.”

“Veil.”

그 아래에 새로운 문장이 떠올랐다.

[REFERENCE SOURCE(참조 기준) ........ UNAVAILABLE(사용 불가)]

잠시 뒤.

[UPSTREAM SEARCH(상위 연결 검색)]

모린이 옆의 구형 판독기를 확인했다.

“이쪽에도 뭔가 떠. 이런 건 처음 보는데.”

오래된 화면에서 숫자들이 빠르게 바뀌기 시작했다.

위이잉—

판독기 내부의 팬이 갑자기 크게 돌았다.

“이 장비 외부 통신도 됐어?”

“원래는 지금처럼 연결된 판독기에 기록 보내는 정도만요!”

화면이 흔들렸다.

지직.

미나가 말했다.

“지금 기록 보내는 게 아닌데.”

판독기 뒤쪽에서 작은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타다탁.

아내가 움찔했다. 모린이 바로 전원부로 손을 뻗었다.

“미나. 구형 센서 빼!”

미나는 환자에게 붙어 있던 선을 하나씩 분리했다. 그런데 화면은 멈추지 않았다.

[UPSTREAM SEARCH]

[UPSTREAM SEARCH]

[UPSTREAM SEARCH]

“센서 다 뺐어!”

그 순간 두 번째 불꽃이 튀었다.

타닥— 펑.

탄 냄새가 올라왔다. 모린이 전원선을 뽑았다.

“뒤로!”

구형 판독기가 죽었다. 동시에 방 안의 조명이 한번 깜빡였다. 아직 연결된 센트럴 판독기에는 즉시 경고가 떴다.

[EXTERNAL INTERFERENCE(외부 간섭)]

[ISOLATION MODE(격리 모드)]

“센트럴 장비는 격리됐어.”

“환자는?”

미나는 화면을 봤다.

[ADAPTIVE RESPONSE ........ ACTIVE]

“계속.”

남편의 몸이 다시 들썩였다. 스트랩 고정부에서 금속이 우는 소리가 났다.

끼익. 끼기익.

아내가 버클을 두 손으로 붙잡았다.

“이거 풀리는 거 아니에요?”

“안 풀려요.”

모린은 고정부를 한번 확인하고 바로 단말을 꺼냈다.

“미나. 여기 좀 봐.”

“어디 가.”

“사람 부르게.”

연결음이 한 번 울렸다.

“왜.”

렌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람 보내.”

“뭐가 죽었는데.”

“판독기 하나 터졌어. 건물 전원도 흔들려.”

침대 쪽에서 다시 큰 소리가 났다.

쿵.

모린이 돌아봤다. 남편의 몸이 스트랩 아래에서 들려 있었다.

아내가 소리쳤다.

“이거 어떡해요!”

“잡고 있어요!”

모린은 단말을 어깨와 귀 사이에 끼운 채 침대 쪽으로 돌아왔다.

“미나, 다리 하나 더!”

미나는 보조 스트랩을 걸었다. 통화 너머에서 렌이 말했다.

“무슨 소리야.”

“환자.”

“환자가 왜.”

“나도 몰라! 지금 설명할 시간 없어!”

미나와 아내가 버클을 잠갔다.

“전기 볼 줄 아는 사람 보내!”

남편의 다리가 크게 튀었다.

“그리고 힘 좀 쓰는 사람!”

“둘?”

“한 명이 둘 다 하면 더 좋고.”

“얼마나 급한데.”

모린은 남편의 얼굴을 봤다. 격렬한 몸짓과 대비되게 여전히 눈은 감겨 있었고, 이상하게도 호흡은 편안했다.

“지금!”

이번에는 상대도 농담하지 않았다.

“알았어.”

“빨리.”

통화가 끊겼다.

“너 뭐 했어?”

아린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COCORO를 봤다. 방 한쪽에서 충전 중이던 COCORO의 눈이 켜져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켜졌어.”

“수신 신호를 확인했습니다.”

아린의 표정이 바뀌었다.

“수신?”

단말을 집어들었다. 몇 초 뒤 그녀의 화면에도 같은 항목이 나타났다.

[INCOMING LEGACY REQUEST(구형 요청 수신)]

[UPSTREAM SEARCH(상위 연결 검색)]

아린의 손가락이 멈췄다.

“이거.”

COCORO가 대답했다.

“예.”

“네가 지하에서 했던 거잖아.”

“통신 구조가 유사합니다.”

“네가 보내는 거 아니지?”

“아닙니다.”

“얼마나 비슷한데.”

잠시 정적.

“높은 유사성을 보입니다.”

아린은 위치 추정을 시작했다. 신호가 흔들렸다. 출력이 일정하지 않았지만 방향은 좁혀졌다.

[OLD DISTRICT WEST]

“서쪽.”

아린이 중얼거렸다. COCORO가 말했다.

“출력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 잡혀?”

“현재 위치보다 송신원에 가까운 곳에서 더 정확한 분석이 가능합니다.”

아린이 COCORO를 봤다.

“가자는 거야?”

“그 판단에 동의합니다.”

아린은 잠시 망설였다. 그리고 가방을 집었다.

“음…… 노아 씨한테 가자.”

“서부 진료소.”

렌이 말했다.

노아가 장비 가방을 열었다.

“뭐가 나갔대.”

“판독기. 건물 전원도 이상하고.”

“원인.”

“몰라.”

노아가 테스터와 절연 장갑을 챙겼다. 렌이 예비 안정기를 작업대 위에 올렸다.

“이것도.”

“필요해?”

“가서 판단해.”

노아가 가방에 넣었다. 렌이 스트랩 하나를 더 던졌다. 노아가 받았다.

“이건 왜.”

“힘도 써달래.”

노아가 그를 봤다.

“뭘 하는데.”

“그것도 몰라.”

“아는 게 없네.”

“그러니까 빨리 가.”

그때 작업소 입구에서 바퀴 소리가 들렸다. 아린이 COCORO와 함께 들어왔다.

“노, 노아 씨.”

노아가 돌아봤다.

“어, 안녕.”

“시, 신호가 하나 잡혔는데요.”

렌이 말했다.

“지금 얘 바빠.”

아린의 어깨가 조금 움츠러들었다.

“아, 네. 그게…… 이것도 좀 급한 것 같아서.”

COCORO가 말했다.

“긴급성 판단에 동의합니다.”

노아는 아린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보여줘.”

아린이 단말을 건넸다.

[UPSTREAM SEARCH(상위 연결 검색)]

노아의 표정이 조금 바뀌었다.

“이거.”

“네. 코코로가 처음 켜졌을 때 했던 거랑 같은 계열이에요.”

“어디서.”

“서, 서쪽이요.”

렌이 말했다.

“너도 서쪽 가잖아.”

아린이 고개를 들었다.

“…어디요?”

“진료소.”

아린은 다시 위치값을 봤다. 신호 범위를 확대했다.

몇 초.

표정이 굳었다.

“……거긴데요.”

노아가 바로 가방을 멨다.

“가자.”

아린이 눈을 깜빡였다.

“저도요?”

“신호 네가 보잖아.”

COCORO가 말했다.

“저도 분석에 필요합니다.”

노아가 COCORO를 봤다.

“올 수 있어?”

“현재 이동 기능은—”

렌이 끼어들었다.

“그 속도로 언제 가.”

그는 벽 쪽에 세워둔 작은 운반 바이크를 가리키며 말했다.

“태워.”

아린이 COCORO를 봤다.

“괜찮겠어?”

“운반 가능합니다.”

아린은 COCORO를 바이크의 짐 칸에 올리고, 자신도 올라탔다.

렌이 노아에게 말했다.

“둘 다 멀쩡하게 데려와.”

노아가 바이크에 걸터앉았다.

“사람이 먼저 아니야?”

렌은 잠깐 멈췄다.

“다 멀쩡하게 돌아와.”

노아는 대답하지 않고 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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